How NOT to Teach Grammar 지 난 10월 27-28일 양일간에 걸쳐 KOTESOL 학회가 숙대에서 있었다. 세계적인 수퍼스타들도 몇 분 오셔서 plenary session에서 큰 인기를 끌고 갔다. 그중에 한 분이 'How to Teach Grammar'를 쓴 Jeremy Harmer다.
그가 쓴 이 책의 마지막 장의 제목이 'How NOT to teach grammar'로 되어 있어 호기심을 끈다. 문법을 어떤 방식으로는 가르치지 말라는 것일까? 과거완료 시제를 예로 들었는데 내용은 이렇다.
1. 교사가 ‘이번 시간에는 문법을 배우겠습니다'라고 소개하며 칠판에 ‘과거완료(past perfect)'라고 적는다.
2. ‘I
had finished my breakfast when he came.'라고 예문을 하나 제시하고 문법 설명을 한다. 과거완료는 ‘had+pp'의 형태를 취하고 ‘기준이 되는 특정 과거시보다 하나 더 빠른 과거시제'라고 설명한다. 좀 더 완벽주의인 선생님은 ‘직접화법의 단순과거는 간접화법에서 과거완료 형태로 변한다'라는 설명까지 한다.
3. 설명이 끝나면 'Do you understand?'라고 질문을 던진 다음 바로 연습문제 풀이로 들어간다.
I
went to the beach. → I
had gone to the beach.
She
has seen the movies. → She
had seen the movie.
이런 식으로 문제를 풀게 하고 틀린 부분은 수정해준다. 사실 한국에서는 이러한 전환 훈련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게 현실이다.
아무튼, 그는 위와 같은 방식으로 가르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한국의 영문법 강의가 바로 이런 식이 아닌가! 이렇게 가르치는 것이 도대체 무엇이 잘못되었으며, 그럼 어떻게 다르게 가르치란 말인가?
그는 다음 예문을 제시하면서 왜 과거완료시제가 필요한지부터 이해시킨다.
a. When we
arrived at the party the other guests
left.b. When we
arrived at the party the other guests
had left.
만 일 ‘우리가 파티에 도착했을 때 다른 손님들은 떠나고 없었다'를 학습자들에게 번역하라면 아마 a.와 같은 답이 많이 나올 것이다. 그러나 과거완료시제를 사용함으로써 어떤 동작이 먼저 일어난 것인지가 더욱 분명해진다는 것을 경험하게 한다. 이를 통해 과거완료 시제의 필요성을 스스로 깨닫게 한다.
과거완료는 원래 단순과거 시제와 함께 쓰인다. 그래서 이런 상황이 잘 나타나는 상황을 통해 제시하고 사용연습을 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한 가지를 확실히 알기 전에 간접화법에서 혹은 조건절에서 쓰이는 과거완료 시제를 소개하는 것은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므로 삼가는 게 좋다. 그는 다름과 같이 학습자 자신의 실제 생활과 연관시켜 사용해보게 하라고 한다.
Use this pattern to write five true sentences about yourself:
Before I
, I had never
.
[예]
Before I went to Brussels, I had never met a Belgian.
작 은 차이처럼 보이지만 그 느낌은 매우 다르지 않은가?! 한국의 현실은 어떤가? 주로 문법번역식 학습법으로 영어문장을 우리말로 옮기고, 문법시험에서 정답을 맞히기 위한 측면이 가장 강하다. 정작 중요한 말하고 쓰기를 위한 영문법 교육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것이 큰 문제다. 너무나 오랫동안 시험의 점수 따기를 위한 영문법 교육이 되다 보니 영문법은 수학공식처럼 가르치고 배우게 되었고 자연히 영문법 학습은 사용을 위한 skill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단순 지식으로서 암기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게다가 문법번역식 수업의 영향을 받아 영어문장을 영문법 규칙을 적용해서 지나치게 분석하는 경향을 낳았다. 이는 너무 심해서 거의 영문법 학자들이나 하는 수준까지 이르게 되었다.
역사적으로 명시적인(explicit) 영문법 교육이나 학습은 '별도로 할 필요가 없다, 있다'란 주장이 팽팽했다. 명시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대표적인 학자가 Stephen Krashen(http://www.sk.com.br/sk-krash.html)이다. 어쩌면 20세기 후반 영어습득 분야 5가지 가설을 발표했고 지금까지도 관련분야에서 가장 많이 인용 또는 회자되는 학자다. 최근에는 대만, 한국 등에도 초청받아 20년이 넘도록 자신의 가설을 굽히지 않고 있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는 ‘왜 한국인과 같이 영어를 모국어나 제2외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은 영문법을 그렇게 열심히 공부해서 과거 TOEFL 문법 시험에서 만점을 맞고도 여전히 영어로 말하거나 쓸 때는 오류투성이인가?'라고 반문한다. 그의 이런 주장에 대해 영미인들은 영어를 매일 접하지만 한국인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차이가 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실 분도 계실 것 같다. 그러나 영문법 지식이 풍부한 데도 실제 사용하려고 들면 별로 도움이 안 되는 현상에 대해서는 한 번쯤 그 원인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Krashen의 주장에 따르면 의식적으로 학습한 문법은 자신이 말하거나 쓴 영문이 문법적으로 맞는지 틀리는지 모니터(monitor)하는 정도의 기능만 가지며 실제 사용의 상황에서 자동으로 튀어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영문법을 의식적으로 학습하지 말고 무의식적으로(implicit) 학습해야 한다고 주장을 한다. 무의식적으로 학습하라는 것은 모국어를 배울 때처럼 문법 사항을 의식하지 않은 채 듣고 읽고 말하고 쓰면서 익히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매우 과격한 주장이다. 그래서 많은 반론에 부딪혔고 지금은 의식적 영문법 학습이 소용이 있다는 주장이 훨씬 더 우세하다. 그렇다고 이것이 한국적 영문법 학습에 문제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한국의 영문법 교육에서는 영문법을 암기해 두면 쓰거나 말할 때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요 즘은 영문법의 명시적 학습은 필요하다는 것이 대세다. 그러나 그 목적은 한국의 전통적 영문법 학습목적과 사뭇 다르다. 세계적 학자들은 영문법의 학습은 주목(noticing)을 위해 필요하다고 말한다. 아무리 듣기, 읽기를 많이 해도 영문법을 명시적으로 학습하지 않으면 이런 듣기, 읽기 자료 속에 있는 문법 규칙을 인지 또는 주목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주목은 외국어를 습득하려면 필수적으로 거치게 되는 과정이다. 외국어는 input → noticing → intake → output의 과정을 거친다는 쪽으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다시 말해 듣기, 읽기 등의 자료(input)에 노출되고 이 input에 들어 있는 문법에 주목(noticing)하는 과정을 수차례 반복적으로 하면 이것이 학습자의 장기기억 장치에 내재화(intake흡입)가 되어 비로소 말하고 쓸(output) 때 자동으로 나오게 된다는 것이다.
영문법 습득이 이렇게 일어나기 때문에 교사가 할 일은 학습자들로 하여금 엄청나게 많은 input을 접하게 하고 그때 주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한국은 문법에 대한 교사의 설명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리고 학습자로 하여금 암기하게 한다. 단순 암기는 Krashen의 주장처럼 모니터 역할을 할 뿐이지 실제 쓰고 말할 때는 소용이 거의 없다. 실제 쓰고 말할 때 소용이 있으려면 학습자의 장기기억 장치에 intake가 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한 활동이 매우 중요하다. Grammar dictation 같은 활동이 문법에 noticing 하게 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학습활동이다. 그리고 실제 영작을 통해 문법을 익히는 것도 매우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경험을 통해 입증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이론이 Swain의 ‘output hypothesis'이다. 이는 학습자가 억지로라도 힘써서 실제 말하거나 써보게 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통해 자신이 말하거나 쓴 것과 실제 올바른 영어와의 차이에 주목하면서(noticing the gap) 내재화가 일어난다. 그래서 영문법은 learning grammar through writing 처럼 배우는 것이 매우 효과적이다. 이는 시험용 문법이 아니라 사용을 위한 문법 학습이 된다. 영작을 하면 그냥 영문법 책을 보고 문법을 이해하는 것과는 매우 다르다. 영작을 위해서는 문법을 생각해내고 이를 바르게 적용해야 하므로 단순히 이해를 할 때보다 매우 깊이 있는 학습(deeper and elaborate processing)이 된다. 그래서 대뇌 깊숙이 저장된다. 즉 output을 통해 intake가 촉진되는 것이다.
정리를 하면, ‘실제 의사소통을 위한' 영문법 학습과 교육은 아래와 같은 방식이 바람직하다. 1. 문맥 속에서 도입하고 가르친다.
2. 학습자의 실생활과 연관시켜 실제 사용해보게 한다.
3. 배운 문법 사항은 듣기, 읽기를 통해 많이 접한다.
4. 교사의 설명은 최소화하고 그 시간을 학습자 스스로 실제 사용해보는 시간으로 돌린다. 영문법이 한국어의 문법과 완전히 다르지는 않다. 교사는 학습자를 믿고 스스로 해보게 하고 도와주는 역할에 그쳐야 한다.
5. 교사가 잘 설명해주는 학생은 바로 이해하고 나아가 습득하게 된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Teaching does not necessarily cause learning! 교사가 아무리 잘 설명해도 학습자는 아주 부분밖에 이해하지 못한다. 계속 영어를 접하고 사용하면서 점점 더 정확한 영문법에 가까이 갈 뿐이다. 기다려주고 영문법이 학습자의 머릿속에서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 되어야 한다.
6. 학습자 마다 영문법에 대한 태도, 영문법을 배우는 방식, 속도, 필요성, 기대치 등이 다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서 지도해야 한다.
[알림] 다음 칼럼: 대한민국 영어교육, 이렇게 확 바꾸자 - (8) 어휘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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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등대 이찬승 http://www.leechanseung.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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