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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평온

사고로 손가락이 잘렸으면 어떻게 할까요? 너무나 당연하게 적절한 치료를 받겠죠.

너무나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어제 삼성전자 부사장의 자살 소식을 들으며, 우리 사회가 당연한것을 당연하지 않게 여기는 것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통은 신호입니다. 무엇인가 조치를 취하라는 것이지요. 고통의 강도가 세면 셀수록 긴박한겁니다. 대부분 고통이라는 신호에 반응합니다. 손가락이 잘려나갔을때 만사제치고 병원에 달려가도록 하는 것은 그 고통이 대단히 크기 때문입니다. 손가락 하나가 없어지면 앞으로 살아가는게 힘들겠다고 생각해서가 아니지요.

그런데, 아프다고 늘 병원을 찾는게 아닙니다. 정말 급한일이 있으면 고통은 잠시 잊을수 있습니다. 일단 급한 일부터 처리할수 있도록 말입니다. 코티졸이란 스트레스 홀몬이 바로 그런 역할을 합니다. 호랑이와 마주쳤는데, 손가락 아프다고 머뭇거릴 새가 없지요. 실제로 목숨이 왔다갔다는 긴박한 순간에선 손가락정도 부러지는 고통은 견뎌낼수 있습니다. 평상시엔 복사용지에 살짝만 베어도 참을수 없지만 말입니다.

그런데, 코티졸은 임시방편용입니다. 코티졸이 지속적으로 분비되면 몸의 장기에 손상을 입힙니다. 위기를 넘기고 나면, 위기극복과정에 입은 상처를 회복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잠도 자고, 병원에도 갑니다. 

여기까지는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고통중에는 눈에 보이는 것만 있지 않습니다.

누구나 마음이 아파 본적이 있을겁니다. 그런데, 이 마음이 아프다는게 단지 비유가 아닙니다. 글자 그대로 아픈 겁니다.
몸과 마음은 서로 분리된게 아닙니다. 손가락을 움직이는 것과, 사랑을 노래하고,  도덕적인 판단을 하는 것들은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습니다. 모두 신경세포의 전기화학적 작용을 통해 이뤄집니다. 

몸이 아픈것과 마음이 아픈게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사실은 여러차례 입증됐습니다. 뇌영상을 찍어도 보고, 홀몬도 채취해보기도 했습니다. 타이레놀같은 진통제조차 마음의 아픔을 완환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그런데, 마음이 아픈 것은 오히려 눈에 보이지 않기에 더 심각할수도 있습니다. 고통을 방치하기 때문입니다.

눈에 보이는 고통을 치료하는 제도는 잘 갖춰져 있는 편입니다. 의사도 많고 병원도 많습니다. 기업내에 전문의료시설도 있고, 의사가 상주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마음의 고통에 대해서는 별다른 대책이 없습니다.

몇몇 앞선 기업들은 상담기관을 운영하기도 하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상담기관이 기업 안에 있으면 인사부서의 영향력에서 독립적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만큼 임직원들이 이용하기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물론 없는것보다는 훨씬 바람직합니다.) 내안의 부끄러운 것까지 드러내야 할때가 있는데, 기업내 상담기관이 과연 그 기밀을 잘 지켜줄수 있을지에 대한 신뢰의 문제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특히 사내권력투쟁에서 자유로울수 없는 간부급 사원들에겐 더 그렇겠지요. 독립 상담기관이나 정신과 전문의를 이용할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문제가 생기기 전 예방조치도 중요합니다. 조직에서 스트레스관리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특히, 인사이동 전후의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합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는 대체로 무엇을 하는가에 달려있습니다. 소개할 때 이름과 함께 무엇하는 사람인지를 서로 알려주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인사이동은 단지 하는 일만 바뀌는게 아니라, 사람됨 자체에 영향을 줍니다. 

근본적으로는 마음이 아픈 것도 몸이 아픈 것과 똑같이 긴급하게 대처해야 하는 경고신호라는 것을 모두가 인정하는 문화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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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흑~ 정말 잘 읽고 옮겨갑니다
    제가 마음이 아픈지 몸이 아픈지 너무 잘 읽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