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심리로 본 김대중 대통령의 삶과 햇볕정책
SocialBrain :
2009/08/20 13:15
진화심리학이란
진화심리학은 진화생물학의 기본원리를 사람의 심리에 적용한 학문입니다. 사람의 심리는 사회를 구성하며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과정에서 형성됐다고 전제하고 있습니다. 즉, 인간의 심리는 백지장과 같은 상태에서 문화나 환경에 의해 형성되는게 아니라, 수십만년 동안의 경험이 기록된 몇가지 심리적 단위 (module)가 문화나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이뤄진다는 것입니다.
진화심리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인간행동의 "왜"에 대한 물음에 답해주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행동주의 심리학은 주로 "무엇"에 대한 답을 찾으려 했고, 인지심리학은 한걸음 더 나가 "어떻게"에 대한 답을 제공하려 했습니다. 신경심리도 "어떻게"에 대한 설명만 제공합니다. 그러나, 어떤 분야도 "왜"에 대한 답을 적절하게 제공하지 못했습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달콤한 케익, 섹시한 여자, 귀여운 아이를 보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행동주의 심리학은 그런 현상이 있다는 것을 설명하고, 인지심리학이나 신경심리학은 어떻게 좋은 기분을 경험하는지 설명합니다. 그러나, "왜"에 대한 물음은 진화심리가 답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행동중 잘 이해가 안되는 행동이 몇가지 있습니다. "이타적 행동"과 "과시적 소비"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나에게 별 도움도 안되는데, 심지어 목숨까지 희생하며 남을 돕기도 합니다. 몇만원이면 충분할 것 같은 제품에 수십, 수백만원을 기꺼이 지불하는 사람도 꽤 됩니다. 논리적 합리주의나 속물적 합리합리주의 틀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현상입니다.
진화심리학자인 제프리 밀러의 신작 Spent: Sex, Evolution, and Consumer Behavior
는 이타적 행동과 과시적 소비를 진화심리로 설명합니다. 진화심리에 따르면, 인간은 생존을 위해 과시적 소비를 합니다. 과시함으로써, 개인이나 집단의 우수한 특질을 "광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수하다는 것을 남들이 알아주면 생존에 여러모로 유리합니다. 높은 지위에 오르기 쉽고, 잘 생기고 건강한 배우자를 만날 수 있고, 우수한 자녀를 둘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수한 특질에는 돈이 많다거나, 힘이 센게 들어가지 않습니다. 밀러가 꼽은 여섯가지는 "GOCASE"입니다. G는 지능 (General Intelligence), O는 개방성 (Openness), C는 성실성 (Conscientiousness). A는 친화성 (Agreeableness), S는 정서적 안정성 (Emotional Stability), E는 외향성 (Extroversion)입니다.
과시적 소비와 이타적 행동이 서로 연결되는 이유는 바로 이 여섯가지 특질을 소비행위로 과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고가의 하이브리드차량을 구매한다는 것은 분명 이타적 행동에 속합니다. 환경을 생각해, 비슷한 성능의 차량보다 최소한 천만원가량 더 지불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환경을 생각해 1천만원이란 거금을 지불하는 행동을 하는 사람은 일단 지능이 높다고 할수 있습니다. 하나만 생각하는게 아니라, 둘, 셋을 생각할 줄 알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하이브리드 차량이란 신기술을 수용했다는 점에서 개방적입니다. 환경을 고려한다는 점에서 남을 생각할 줄 아니, 친화적이라 할수 있습니다.
즉, 이타적 행동을 하는 것이 개인의 우수한 특질을 "광고"하는데 대단히 효과적이라는 것입니다. 개인의 우수한 특질을 광고하려면, 그 신호가 속일 수 없는 것이어야 합니다. 이른바 "명품"을 들고 다니는 것으로는 개인의 우수한 특질을 제대로 전달할 수 없습다. 남의 것을 빌린 것일 수도 있고, 정교한 짝퉁일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단지 돈이 많다는 신호만 주는데 그치기 쉽습니다.
그런데, 이타적 행동은 개인의 우수한 특질을 속임없이 그대로 나타냅니다. 이타적 행동을 할만한 자원 (시간, 노력, 재산 등)이 있다는 것이고, 자기 것을 내어 놓을 수 있을 만큼 우수한 품성이 있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때 품성이 단지 "좋은"게 아니고 "우수"한 이유는 전전두엽이 잘 발달돼 있어야 이타적 행동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인간이기 이전의 원시적 본성은 이기적인 것인데, 사회를 형성하며 생긴 피질, 특히 전전두엽 덕에 이타적 행동을 할수 있게 됐고, 이로 인해 "인간(호모 사피엔스)"이 됐습니다. 역으로, 이기적인 사람은 무능한 사람이라 할수 있습니다. 전전두엽이 변연계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해 이기적 행동을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즉, 이타적 행동을 한다는 것은 바로 우수한 뇌를 갖고 있다는 것을 "광고"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게 의식적으로 이뤄지는게 아닙니다. 수십만년동안 사회를 이루며 살아오는 과정에서 형성된 뇌의 기본 단위들이 "자동"으로 (즉, 무의식적으로) 작동하는 것입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한국현대사에 중요한 대통령이 세분 계십니다. 이승만 대통령, 박정희 대통령, 그리고 김대중 대통령입니다.
이승만 대통령은 한국 땅에서 자유선거로 선출된 첫 대통령입니다. 남한에서 자유선거가 이뤄졌고, 대한민국 헌법 1조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된데는, 이승만 대통령이 상당부분 기여했습니다.
그러나, 이승만 대통령이 한국의 민주주의를 좀 더 생각했고, 한국의 미래를 좀 더 생각했더라면, 정권욕을 다스려, 미국의 조지 워싱턴처럼 법대로 권력을 이양했을 것입니다. 이승만 대통령이 정권욕에 얽매였다는 것은 그의 변연계에서 솟구치는 권력에 대한 욕망을 전전두엽이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이는 박정희 대통령에도 적용됩니다. 물론, 박정희 대통령은 한국을 가난에서 벗어나는데 중요한 지도력을 발휘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의 산업화에 대한 공로는 부정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가 한국 정치사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는 한국사에 깊은 상처로 남아 있습니다. 1969년 그의 무리한 3선개헌은 1972년 유신개헌으로 이어졌고, 그 후유증에 아직도 한국사회가 신음하고 있습니다. 변연계에서 솟구치는 권력에 대한 욕망을 전전두엽이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기에, "불행한 군인의 길"을 선택, 3선개헌하고, 유신개헌했다고 할수 있습니다. .
김대중 대통령은 그의 "정치소비"를 통해 뇌의 우수함 (전전두엽의 변연계 통제)을 여러차례 "광고"했습니다. 이는 전두환 씨가 "DJ 때 전직 대통령들이 제일 행복했다"는 말에서 잘 드러납니다.
복수는 인간의 1차적 본성입니다. 복수에는 비용이 듭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복수를 선택하는 것은 복수와 쾌락이 연결돼 있기 때문입니다.
용서가 힘든 것도 복수가 주는 쾌감때문입니다. 이는 역으로 용서하는 사람들은 우수한 뇌를 갖고 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전전두엽이 잘 발달한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전두엽이 변연계를 잘 관리해야 용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밀러가 제시한 GOCASE (G: 지능, O: 개방성, C: 성실성, A: 친화성, S: 정서적 안정성, E: 외향성) 모델을 김대중 대통령에게 적용해 보겠습니다.
G: 지능
지능으로 봤을 때 김대중 대통령은 그의 우수한 뇌를 여러번 과시했습니다. 저서를 통해, 강연을 통해 그의 박식함과 논리정연함은 여러 차례 드러났습니다.
O: 개방성
개방성이란 측면에서도 뛰어나다고 할수 있습니다. 한국이 정보화 강국이 될수 있었던 것은 김대중 대통령 시절, 정보기술분야를 장려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정보기술이란 것이 새로운 것입니다. 그가 새로운 것을 적극적으로 정책에 수용하도록 한 것은 그의 개방성을 "광고"한 국가정책의 과시적 소비라 할수 있습니다.
C: 성실성
그의 성실성이 드러나는 대목 중 하나가, 영어실력입니다. 꾸준하게 공부하지 않았으면, 이룰 수 없는 영어실력입니다. 인간은 속일 수 없는 그 무엇으로 우수한 특질을 과시한다고 하는데, 김대중 대통령의 영어실력이 꼭 여기에 해당합니다. 일정 시간 성실성을 갖고 투자하지 않으면 도저히 이룰 수 없는 게 영어실력이니까요. 외국어를 잘하는 사람을 만나면, 기본적으로 성실한 사람이란 것은 인정해 줘야 합니다.
A: 친화성
두말할 필요가 없는 부분입니다.
S: 정서적 안정성
김대중 대통령이 초인과도 같은 능력을 드러낸 부분입니다. 그의 별명이 인동초(忍冬草)라는데서 나타나듯, 그는 숟한 고난과 역경을 극복해 냈습니다. 그의 고난은 경쟁자들이 느낀 위협때문이었습니다. 이승만 대통령이 조봉암 선생을 법의 탈을 쓰고 "살해"한 것은, 조봉암 선생이 좌파라서가 아니라, 정권에 위협이 됐기 때문이지요. 이런 점에서 박정희 대통령도 이승만 대통령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정권 유지에 실질적 위협이 됐기 때문에, 박정희 대통령은 끊임없이 "위협"요소를 제거하려 했습니다.
1971년 4월 대선 때는 김대중 대통령 집 대문에 폭탄이 투척됐습니다. 같은 해 5월 8대 국회의원 선거 기간 중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죽음은 면했지만, 고관절을 다쳐 평생 지팡이를 짚고 다녀야 했습니다. 1973년에는 일본 도쿄에서 납치돼, 바다 한복판에서 수장당할 뻔 했습니다.
전두환 씨도 김대중 대통령에게 심각한 위협을 느꼈습니다. 1981년 내란혐의를 쒸워 사형을 선고받도록 했습니다. 외국정부의 압력으로 형량이 줄어, 다섯번째 죽을 고비를 넘겼습니다. 보통 사람같으면 심각한 심리적 장애를 앓고, 주저 앉았을 겁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단지 정서적으로 안정됐을 뿐 아니라, 정서적으로 강인했던 사람이라 할수 있습니다. 정서적 강인함은 역경을 이겨내는 핵심요인입니다. 집앞에 폭탄이 투척돼고, 고의적 교통사고로 중상을 당하고, 바다에 수장당할 뻔하고, 사형선고받는 등 생사를 넘나드는 경험을 하면, 보통 사람들은 대체로 단 한번 만의 경험으로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PTSD: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에 시달리게 됩니다. 정상적인 삶을 유지할 수 없게 됩니다.
이런 역경을 극복하고, 정상적 삶을 유지한다는 것은 김대중 대통령의 뇌가 보통 뇌가 아니라는 것을 적나라하게 "광고"한 것입니다. 아인슈타인의 두정엽이 특별하게 발달해, 그가 물리학의 큰 업적을 남겼던 것처럼, 김대중 대통령은 전전두엽이 특별하게 발달했기 때문에 온갖 역경을 극복했던게 아닐까 싶습니다.
(정서적 강인함은 대체로 선천적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서적으로 강인한 사람들은 뇌 복권 (Cortex Lottery)에 당첨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정서적 강인함이 후천적으로도 개발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정서적 강인함을 배양하는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미국 육군이 가장 적극적입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정서적 강인함은 타고난 것일까요, 후천적으로 개발된 것일까요?)
E: 외향성
외향성은 반드시 우수함을 나타내는 특질이라 할수 없습니다. 하는 일에 따라, 장점이 되고, 단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외향성을 드러내는 것이 우수성을 광고하는 것일 수 있고, 내향성을 드러내는 것이 우수성을 광고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햇볕정책은?
햇볕정책도 김대중 대통령의 우수한 뇌의 특질을 "광고"한 일종의 과시적 소비입니다. 햇볕정책이란게, 자칭 보수 혹은 자칭 우파들이 "퍼주기"라고 비난하는 정책입니다.
(제가, 진보나 보수, 좌파나 우파에 "자칭"을 붙이는 이유는 한국사회의 "보수/진보", "우파/좌파"는 정확한 구분이 아니라, 단지 한국사회에서 통용되는 부정확한 용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자칭 보수의 "퍼주기" 비난이 전혀 근거 없는게 아닙니다. 햇볕정책이란게, 일단은 그냥 주어야 하는 것이니까요. 그런데, 바로 그 "퍼주기"를 어떻게 보느냐가 바로 뇌의 우수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수 있습니다.
왜냐고요?
아무나 퍼줄 수 있는 뇌를 갖고 있는게 아니거든요. 달리 말해, 퍼주는 것을 좋게 볼수 있는 사람은 전전두엽이 잘 발달한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위에 설명한 이타적 행동과 같은 논리로 접근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남북문제가 잘 안풀리는 이유는 북한의 폐쇄성 때문입니다. 남북문제의 해결책은 북한의 개방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북한을 개방하도록 할 수 있을까요?
힘으로 해결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누구 말처럼 탱크로 밀고 올라갈수 있습니다. 국방비를 10배나 쓰는 남한의 군사력이면, 평양까지 밀고 올라가는데, 일주일정도면 충분할 겁니다. 문제는 북한이 군사력에 굴복, 개방은 할지 몰라도, 그 과정에서 남한도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이건 뇌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수 있는 겁니다.
굶겨 죽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북한이 현재 상태의 폐쇄성만 유지해도, 굶주려 붕괴하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미국 공화당이 이 방법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너무 잔인합니다. 그 과정에서 수백만명이 굶어 죽을테니 말입니다.
게다가, 남한, 중국, 일본에 끼칠 부작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수백만명 난민이 필사적으로 국경을 넘고, 바다를 건너려 할테니 말입니다. 그 난민 중엔 잘 훈련된 직업군인도 포함돼 있습니다. 몇천, 몇만명이 아닙니다. 수십만명은 될겁니다. 이들이 국제 폭력조직이나, 밀수조직, 테러조직과 연계될 것은 구 소련 붕괴 사례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먹고 살아야 하는데, 할줄 아는게, 무기 다루는 것 뿐일테니까요.
위 두 방법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전전두엽이 별로 발달하지 않은 사람들로 보입니다. 당장의 욕망(적 제거)을 위해, 그 과정에서 벌어질 인명피해와 심각한 부작용을 고려하지 않으니까요. 전전두엽의 중요한 역할중 하나가, 다양한 변수를 동시에 고려하는 것이거든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북한 스스로 빗장을 열게 하는 것입니다. 즉, 북한이 개방하도록 설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설득!
"설득심리학"이란 용어가 자연스럽게 들릴 정도로 설득에 대한 연구는 많습니다. 설득은 말만 그럴싸하게 해서 되는게 아닙니다. "이 자동차 좋아요. 그러니까, 사세요"같은 말에 설득당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미국 공화당이나 한국 한나라당이 바로 이런 식의 접근을 하고 있습니다. 개방은 정권 붕괴로 이어진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는 사람들에게, "너네 문 열어, 그럼 밥 굶지 않게 해줄게"라고 하니 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쓸 수 있는 설득기법이 발걸치기 (FITD: Foot in the Door)입니다. 일단 한발짝 들여 놓으면, 두발짝 들여 놓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자연스럽게 세발짝 네발짝으로 이어집니다. 즉, 햇볕정책은 북한이 일단 개방 비스무레한 것에 한발짝 들여놓게 하는 정책입니다. 그렇게, 개방에 한발, 두발, 세발 걸치다 보면, 어느새 북한은 개방사회가 돼 있겠죠. 일단 한발 걸치게 한다고 해서 Foot in the Door (FITD)라고 합니다.
새삼스런 기법은 아닙니다. 치알디니의 베스트셀러 "설득심리학"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사용하는 기법입니다. 그런데, 이게 왜 우수한 뇌의 특질을 과시하는 정책이냐고요? 처음엔 "퍼줘야"하거든요. 일단 손해를 감수할 수 있고. 리스크를 감내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자동차 판매할 때 시운전합니다. 시운전하면, 한발 걸친게 돼, 차 구매로 이어질 확률이 크게 올라갑니다. 그런데, 보통 시운전 아무나 하도록 하지 않습니다. 살것 같은 고객에게만 하도록 합니다. 문제는 누가 살것 같은지 알수 없다는데 있습니다. 여기서 판매사원의 능력이 갈라집니다. 능력있는 판매사원은 고객을 차별하지 않습니다. 냄새나고, 초라한 행색을 한 사람이라도 트럭 수십대나 구매할, 커다란 농장의 주인일 수도 있으니까요. (말콤 글래드웰의 블링크에 나온 내용입니다.)
북한의 행색은 초라하고, 냄새날 뿐 아니라, 위협적이기까지 합니다. 시운전하도록 했다간, 차를 망가뜨릴 뿐 아니라, 그 차 타고 줄행랑 칠지도 모를 행색을 하고 있습니다.
자칭 보수들은 북한에게 시운전할 기회를 주지 말자는 것입니다. 차 떼먹을 "놈"으로 보는 겁니다. 자칭 보수들에게 "북한"하면, 변연계, 특히 편도체가 경고신호를 보냅니다. (북한 문제를 자칭 진보와 보수가 이성적으로 논의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북한"하면 화들짝 놀라고, 경계하는 까닭입니다. 물론, 그럴만한 이유가 있고, 충분히 이해갑니다.
반면, 햇볕정책은 북한이 시운전하게 해서, 개방이라고 하는 자동차의 맛을 알게 해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운전하게 했다간 차 망가뜨리거나, 최악의 경우, 차갖고 도주할지도 모른다고 공포신호를 보내는 편도체를, 이건 발걸치기 (Foot in the Door)라는 설득기법이라며 전전두엽이 편도체의 공포신호를 통제하는 것이라 할수 있습니다.
사실, 저는 김대중 대통령 지지자는 아닙니다. 그렇지만,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은 적극 지지합니다. 햇볕정책이 동북아시아에서 전쟁리스크를 덜어낼 수 있는 가장 실용적인 정책이기 때문입니다. 남북대결은 단지 남과 북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동북아시아가 세계사를 주도할수 지역으로 부상하냐 못하냐의 문제입니다. 남북의 군사적 대치 때문에 동북아사아의 혈맥이 막혀있다고 할까요.
김대중 대통령님, 편히 가십시오!

진화심리학은 진화생물학의 기본원리를 사람의 심리에 적용한 학문입니다. 사람의 심리는 사회를 구성하며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과정에서 형성됐다고 전제하고 있습니다. 즉, 인간의 심리는 백지장과 같은 상태에서 문화나 환경에 의해 형성되는게 아니라, 수십만년 동안의 경험이 기록된 몇가지 심리적 단위 (module)가 문화나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이뤄진다는 것입니다.
진화심리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인간행동의 "왜"에 대한 물음에 답해주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행동주의 심리학은 주로 "무엇"에 대한 답을 찾으려 했고, 인지심리학은 한걸음 더 나가 "어떻게"에 대한 답을 제공하려 했습니다. 신경심리도 "어떻게"에 대한 설명만 제공합니다. 그러나, 어떤 분야도 "왜"에 대한 답을 적절하게 제공하지 못했습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달콤한 케익, 섹시한 여자, 귀여운 아이를 보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행동주의 심리학은 그런 현상이 있다는 것을 설명하고, 인지심리학이나 신경심리학은 어떻게 좋은 기분을 경험하는지 설명합니다. 그러나, "왜"에 대한 물음은 진화심리가 답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행동중 잘 이해가 안되는 행동이 몇가지 있습니다. "이타적 행동"과 "과시적 소비"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나에게 별 도움도 안되는데, 심지어 목숨까지 희생하며 남을 돕기도 합니다. 몇만원이면 충분할 것 같은 제품에 수십, 수백만원을 기꺼이 지불하는 사람도 꽤 됩니다. 논리적 합리주의나 속물적 합리합리주의 틀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현상입니다.
우수하다는 것을 남들이 알아주면 생존에 여러모로 유리합니다. 높은 지위에 오르기 쉽고, 잘 생기고 건강한 배우자를 만날 수 있고, 우수한 자녀를 둘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수한 특질에는 돈이 많다거나, 힘이 센게 들어가지 않습니다. 밀러가 꼽은 여섯가지는 "GOCASE"입니다. G는 지능 (General Intelligence), O는 개방성 (Openness), C는 성실성 (Conscientiousness). A는 친화성 (Agreeableness), S는 정서적 안정성 (Emotional Stability), E는 외향성 (Extroversion)입니다.
과시적 소비와 이타적 행동이 서로 연결되는 이유는 바로 이 여섯가지 특질을 소비행위로 과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고가의 하이브리드차량을 구매한다는 것은 분명 이타적 행동에 속합니다. 환경을 생각해, 비슷한 성능의 차량보다 최소한 천만원가량 더 지불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환경을 생각해 1천만원이란 거금을 지불하는 행동을 하는 사람은 일단 지능이 높다고 할수 있습니다. 하나만 생각하는게 아니라, 둘, 셋을 생각할 줄 알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하이브리드 차량이란 신기술을 수용했다는 점에서 개방적입니다. 환경을 고려한다는 점에서 남을 생각할 줄 아니, 친화적이라 할수 있습니다.
즉, 이타적 행동을 하는 것이 개인의 우수한 특질을 "광고"하는데 대단히 효과적이라는 것입니다. 개인의 우수한 특질을 광고하려면, 그 신호가 속일 수 없는 것이어야 합니다. 이른바 "명품"을 들고 다니는 것으로는 개인의 우수한 특질을 제대로 전달할 수 없습다. 남의 것을 빌린 것일 수도 있고, 정교한 짝퉁일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단지 돈이 많다는 신호만 주는데 그치기 쉽습니다.
그런데, 이타적 행동은 개인의 우수한 특질을 속임없이 그대로 나타냅니다. 이타적 행동을 할만한 자원 (시간, 노력, 재산 등)이 있다는 것이고, 자기 것을 내어 놓을 수 있을 만큼 우수한 품성이 있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때 품성이 단지 "좋은"게 아니고 "우수"한 이유는 전전두엽이 잘 발달돼 있어야 이타적 행동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인간이기 이전의 원시적 본성은 이기적인 것인데, 사회를 형성하며 생긴 피질, 특히 전전두엽 덕에 이타적 행동을 할수 있게 됐고, 이로 인해 "인간(호모 사피엔스)"이 됐습니다. 역으로, 이기적인 사람은 무능한 사람이라 할수 있습니다. 전전두엽이 변연계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해 이기적 행동을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즉, 이타적 행동을 한다는 것은 바로 우수한 뇌를 갖고 있다는 것을 "광고"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게 의식적으로 이뤄지는게 아닙니다. 수십만년동안 사회를 이루며 살아오는 과정에서 형성된 뇌의 기본 단위들이 "자동"으로 (즉, 무의식적으로) 작동하는 것입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한국현대사에 중요한 대통령이 세분 계십니다. 이승만 대통령, 박정희 대통령, 그리고 김대중 대통령입니다.
이승만 대통령은 한국 땅에서 자유선거로 선출된 첫 대통령입니다. 남한에서 자유선거가 이뤄졌고, 대한민국 헌법 1조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된데는, 이승만 대통령이 상당부분 기여했습니다.
그러나, 이승만 대통령이 한국의 민주주의를 좀 더 생각했고, 한국의 미래를 좀 더 생각했더라면, 정권욕을 다스려, 미국의 조지 워싱턴처럼 법대로 권력을 이양했을 것입니다. 이승만 대통령이 정권욕에 얽매였다는 것은 그의 변연계에서 솟구치는 권력에 대한 욕망을 전전두엽이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이는 박정희 대통령에도 적용됩니다. 물론, 박정희 대통령은 한국을 가난에서 벗어나는데 중요한 지도력을 발휘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의 산업화에 대한 공로는 부정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가 한국 정치사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는 한국사에 깊은 상처로 남아 있습니다. 1969년 그의 무리한 3선개헌은 1972년 유신개헌으로 이어졌고, 그 후유증에 아직도 한국사회가 신음하고 있습니다. 변연계에서 솟구치는 권력에 대한 욕망을 전전두엽이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기에, "불행한 군인의 길"을 선택, 3선개헌하고, 유신개헌했다고 할수 있습니다. .
김대중 대통령은 그의 "정치소비"를 통해 뇌의 우수함 (전전두엽의 변연계 통제)을 여러차례 "광고"했습니다. 이는 전두환 씨가 "DJ 때 전직 대통령들이 제일 행복했다"는 말에서 잘 드러납니다.
그는 "DJ 때 전직 대통령들이 제일 행복했다. 현직이 안 봐주면 전직들처럼 불쌍한 게 없지 않느냐"면서 "재임기간 10번 가까이 초대받아 세상 돌아가는 상황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고 도움도 많이 받았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DJ가) 그런 전통을 잘 세웠다가 그 다음부터 잘못돼 없어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 때 한 번 (전직 대통령과의 회동을) 했는데 감정이 안 좋은 사람도 있더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대통령은 그런 것을 안했는데.."라며 YS를 겨냥하는 듯한 발언을 한뒤 "이명박 대통령도 전직 대통령들의 의견을 잘 들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복수는 인간의 1차적 본성입니다. 복수에는 비용이 듭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복수를 선택하는 것은 복수와 쾌락이 연결돼 있기 때문입니다.
용서가 힘든 것도 복수가 주는 쾌감때문입니다. 이는 역으로 용서하는 사람들은 우수한 뇌를 갖고 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전전두엽이 잘 발달한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전두엽이 변연계를 잘 관리해야 용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밀러가 제시한 GOCASE (G: 지능, O: 개방성, C: 성실성, A: 친화성, S: 정서적 안정성, E: 외향성) 모델을 김대중 대통령에게 적용해 보겠습니다.
G: 지능
지능으로 봤을 때 김대중 대통령은 그의 우수한 뇌를 여러번 과시했습니다. 저서를 통해, 강연을 통해 그의 박식함과 논리정연함은 여러 차례 드러났습니다.
O: 개방성
개방성이란 측면에서도 뛰어나다고 할수 있습니다. 한국이 정보화 강국이 될수 있었던 것은 김대중 대통령 시절, 정보기술분야를 장려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정보기술이란 것이 새로운 것입니다. 그가 새로운 것을 적극적으로 정책에 수용하도록 한 것은 그의 개방성을 "광고"한 국가정책의 과시적 소비라 할수 있습니다.
C: 성실성
그의 성실성이 드러나는 대목 중 하나가, 영어실력입니다. 꾸준하게 공부하지 않았으면, 이룰 수 없는 영어실력입니다. 인간은 속일 수 없는 그 무엇으로 우수한 특질을 과시한다고 하는데, 김대중 대통령의 영어실력이 꼭 여기에 해당합니다. 일정 시간 성실성을 갖고 투자하지 않으면 도저히 이룰 수 없는 게 영어실력이니까요. 외국어를 잘하는 사람을 만나면, 기본적으로 성실한 사람이란 것은 인정해 줘야 합니다.
A: 친화성
두말할 필요가 없는 부분입니다.
S: 정서적 안정성
김대중 대통령이 초인과도 같은 능력을 드러낸 부분입니다. 그의 별명이 인동초(忍冬草)라는데서 나타나듯, 그는 숟한 고난과 역경을 극복해 냈습니다. 그의 고난은 경쟁자들이 느낀 위협때문이었습니다. 이승만 대통령이 조봉암 선생을 법의 탈을 쓰고 "살해"한 것은, 조봉암 선생이 좌파라서가 아니라, 정권에 위협이 됐기 때문이지요. 이런 점에서 박정희 대통령도 이승만 대통령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정권 유지에 실질적 위협이 됐기 때문에, 박정희 대통령은 끊임없이 "위협"요소를 제거하려 했습니다.
1971년 4월 대선 때는 김대중 대통령 집 대문에 폭탄이 투척됐습니다. 같은 해 5월 8대 국회의원 선거 기간 중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죽음은 면했지만, 고관절을 다쳐 평생 지팡이를 짚고 다녀야 했습니다. 1973년에는 일본 도쿄에서 납치돼, 바다 한복판에서 수장당할 뻔 했습니다.
전두환 씨도 김대중 대통령에게 심각한 위협을 느꼈습니다. 1981년 내란혐의를 쒸워 사형을 선고받도록 했습니다. 외국정부의 압력으로 형량이 줄어, 다섯번째 죽을 고비를 넘겼습니다. 보통 사람같으면 심각한 심리적 장애를 앓고, 주저 앉았을 겁니다.
사형수
김대중 대통령은 단지 정서적으로 안정됐을 뿐 아니라, 정서적으로 강인했던 사람이라 할수 있습니다. 정서적 강인함은 역경을 이겨내는 핵심요인입니다. 집앞에 폭탄이 투척돼고, 고의적 교통사고로 중상을 당하고, 바다에 수장당할 뻔하고, 사형선고받는 등 생사를 넘나드는 경험을 하면, 보통 사람들은 대체로 단 한번 만의 경험으로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PTSD: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에 시달리게 됩니다. 정상적인 삶을 유지할 수 없게 됩니다.
이런 역경을 극복하고, 정상적 삶을 유지한다는 것은 김대중 대통령의 뇌가 보통 뇌가 아니라는 것을 적나라하게 "광고"한 것입니다. 아인슈타인의 두정엽이 특별하게 발달해, 그가 물리학의 큰 업적을 남겼던 것처럼, 김대중 대통령은 전전두엽이 특별하게 발달했기 때문에 온갖 역경을 극복했던게 아닐까 싶습니다.
(정서적 강인함은 대체로 선천적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서적으로 강인한 사람들은 뇌 복권 (Cortex Lottery)에 당첨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정서적 강인함이 후천적으로도 개발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정서적 강인함을 배양하는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미국 육군이 가장 적극적입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정서적 강인함은 타고난 것일까요, 후천적으로 개발된 것일까요?)
E: 외향성
외향성은 반드시 우수함을 나타내는 특질이라 할수 없습니다. 하는 일에 따라, 장점이 되고, 단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외향성을 드러내는 것이 우수성을 광고하는 것일 수 있고, 내향성을 드러내는 것이 우수성을 광고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햇볕정책은?
햇볕정책도 김대중 대통령의 우수한 뇌의 특질을 "광고"한 일종의 과시적 소비입니다. 햇볕정책이란게, 자칭 보수 혹은 자칭 우파들이 "퍼주기"라고 비난하는 정책입니다.
(제가, 진보나 보수, 좌파나 우파에 "자칭"을 붙이는 이유는 한국사회의 "보수/진보", "우파/좌파"는 정확한 구분이 아니라, 단지 한국사회에서 통용되는 부정확한 용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자칭 보수의 "퍼주기" 비난이 전혀 근거 없는게 아닙니다. 햇볕정책이란게, 일단은 그냥 주어야 하는 것이니까요. 그런데, 바로 그 "퍼주기"를 어떻게 보느냐가 바로 뇌의 우수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수 있습니다.
왜냐고요?
아무나 퍼줄 수 있는 뇌를 갖고 있는게 아니거든요. 달리 말해, 퍼주는 것을 좋게 볼수 있는 사람은 전전두엽이 잘 발달한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위에 설명한 이타적 행동과 같은 논리로 접근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남북문제가 잘 안풀리는 이유는 북한의 폐쇄성 때문입니다. 남북문제의 해결책은 북한의 개방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북한을 개방하도록 할 수 있을까요?
힘으로 해결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누구 말처럼 탱크로 밀고 올라갈수 있습니다. 국방비를 10배나 쓰는 남한의 군사력이면, 평양까지 밀고 올라가는데, 일주일정도면 충분할 겁니다. 문제는 북한이 군사력에 굴복, 개방은 할지 몰라도, 그 과정에서 남한도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이건 뇌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수 있는 겁니다.
굶겨 죽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북한이 현재 상태의 폐쇄성만 유지해도, 굶주려 붕괴하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미국 공화당이 이 방법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너무 잔인합니다. 그 과정에서 수백만명이 굶어 죽을테니 말입니다.
게다가, 남한, 중국, 일본에 끼칠 부작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수백만명 난민이 필사적으로 국경을 넘고, 바다를 건너려 할테니 말입니다. 그 난민 중엔 잘 훈련된 직업군인도 포함돼 있습니다. 몇천, 몇만명이 아닙니다. 수십만명은 될겁니다. 이들이 국제 폭력조직이나, 밀수조직, 테러조직과 연계될 것은 구 소련 붕괴 사례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먹고 살아야 하는데, 할줄 아는게, 무기 다루는 것 뿐일테니까요.
위 두 방법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전전두엽이 별로 발달하지 않은 사람들로 보입니다. 당장의 욕망(적 제거)을 위해, 그 과정에서 벌어질 인명피해와 심각한 부작용을 고려하지 않으니까요. 전전두엽의 중요한 역할중 하나가, 다양한 변수를 동시에 고려하는 것이거든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북한 스스로 빗장을 열게 하는 것입니다. 즉, 북한이 개방하도록 설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설득!
"설득심리학"이란 용어가 자연스럽게 들릴 정도로 설득에 대한 연구는 많습니다. 설득은 말만 그럴싸하게 해서 되는게 아닙니다. "이 자동차 좋아요. 그러니까, 사세요"같은 말에 설득당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미국 공화당이나 한국 한나라당이 바로 이런 식의 접근을 하고 있습니다. 개방은 정권 붕괴로 이어진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는 사람들에게, "너네 문 열어, 그럼 밥 굶지 않게 해줄게"라고 하니 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쓸 수 있는 설득기법이 발걸치기 (FITD: Foot in the Door)입니다. 일단 한발짝 들여 놓으면, 두발짝 들여 놓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자연스럽게 세발짝 네발짝으로 이어집니다. 즉, 햇볕정책은 북한이 일단 개방 비스무레한 것에 한발짝 들여놓게 하는 정책입니다. 그렇게, 개방에 한발, 두발, 세발 걸치다 보면, 어느새 북한은 개방사회가 돼 있겠죠. 일단 한발 걸치게 한다고 해서 Foot in the Door (FITD)라고 합니다.
새삼스런 기법은 아닙니다. 치알디니의 베스트셀러 "설득심리학"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사용하는 기법입니다. 그런데, 이게 왜 우수한 뇌의 특질을 과시하는 정책이냐고요? 처음엔 "퍼줘야"하거든요. 일단 손해를 감수할 수 있고. 리스크를 감내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자동차 판매할 때 시운전합니다. 시운전하면, 한발 걸친게 돼, 차 구매로 이어질 확률이 크게 올라갑니다. 그런데, 보통 시운전 아무나 하도록 하지 않습니다. 살것 같은 고객에게만 하도록 합니다. 문제는 누가 살것 같은지 알수 없다는데 있습니다. 여기서 판매사원의 능력이 갈라집니다. 능력있는 판매사원은 고객을 차별하지 않습니다. 냄새나고, 초라한 행색을 한 사람이라도 트럭 수십대나 구매할, 커다란 농장의 주인일 수도 있으니까요. (말콤 글래드웰의 블링크에 나온 내용입니다.)
북한의 행색은 초라하고, 냄새날 뿐 아니라, 위협적이기까지 합니다. 시운전하도록 했다간, 차를 망가뜨릴 뿐 아니라, 그 차 타고 줄행랑 칠지도 모를 행색을 하고 있습니다.
자칭 보수들은 북한에게 시운전할 기회를 주지 말자는 것입니다. 차 떼먹을 "놈"으로 보는 겁니다. 자칭 보수들에게 "북한"하면, 변연계, 특히 편도체가 경고신호를 보냅니다. (북한 문제를 자칭 진보와 보수가 이성적으로 논의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북한"하면 화들짝 놀라고, 경계하는 까닭입니다. 물론, 그럴만한 이유가 있고, 충분히 이해갑니다.
반면, 햇볕정책은 북한이 시운전하게 해서, 개방이라고 하는 자동차의 맛을 알게 해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운전하게 했다간 차 망가뜨리거나, 최악의 경우, 차갖고 도주할지도 모른다고 공포신호를 보내는 편도체를, 이건 발걸치기 (Foot in the Door)라는 설득기법이라며 전전두엽이 편도체의 공포신호를 통제하는 것이라 할수 있습니다.
사실, 저는 김대중 대통령 지지자는 아닙니다. 그렇지만,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은 적극 지지합니다. 햇볕정책이 동북아시아에서 전쟁리스크를 덜어낼 수 있는 가장 실용적인 정책이기 때문입니다. 남북대결은 단지 남과 북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동북아시아가 세계사를 주도할수 지역으로 부상하냐 못하냐의 문제입니다. 남북의 군사적 대치 때문에 동북아사아의 혈맥이 막혀있다고 할까요.
김대중 대통령님, 편히 가십시오!
노벨 평화상 수상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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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님, 오늘도 아주 재미있는 포스팅 잘 읽었습니다. 항상 그렇지만...제 업무에도 너무나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나 이번에 말씀해주신 우수한 특질 개념들은 CEO들의 정체성 확립 프로젝트에도 적용이 가능할 듯 합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제 글이 도움이 된다니, 기쁩니다.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님의 정책을 심리학과 관련지어서 설명하신 점은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그런데 과연 대북정책에 있어서 위에서 설명하신 설득심리학이 통할지는 의문이네요. 정권유지자체가 목적인 정권이 개방을 택할지.. 개방은 곧 정권 붕괴로 이어질거란걸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들인데 말이요.
바로 그 이유로 햇볕 정책이 통하는 것입니다. 일단 한 단계 발 들여놓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죠. 사실, 개성공단으로 북한은 이미 개방의 문턱에 한발 걸친 겁니다.
유능한 지도자가 떠나서 마음이 참 섭섭하지만, 그분이 남겨둔 햇볕정책의 숙제를 풀어갈 또 다른 유능한 지도자가 과연 나올런지 더욱 걱정입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업적은 정적들에 의해 상당히 폄훼된 부분이 많은데, 노벨평화상을 뢱득하고도 제대로 인정하려 하지 않는 꼴통들의 질시와 탐욕이 기승을 부리고 있고, 알만한 지식층들도 우파에 붙어 이득이 될것 같으면 서슴없이 정의를 위한길을 저버리는 세상이 되었네요. 그것이 부끄러운게 아니라는 뻔뻔함이 만연해 있거든요.
도덕 불감증이 자연스런 시대가 되었다는것은 말세가 따로 없단소리 아닌가요.
박정희가 만든 가장 더러운 정책이라면 정당하지 않은 돈도 일단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수중에 넣기만 한다면 합법적으로 탈을 씌어 덧칠해 놓기만 하면 된다는 법의 무용성, 정의로움에 대한 도덕적 해이 아닐까요. 가진넘이 만드는게 법이라는것으로 둔갑된 세상인데, 가난한자의 억울함을 푸는 마지막 의지처가 완전히 강자의 대변인으로 변빌된 요즘 맹바기 정치행태, 참 분한 일입니다.
원래 큰 인물에 대해서는 항상 시기하는 무리가 있기 마련이지요. 모함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큰 인물임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보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햇볕정책으로 북한의 개방은 이미 시동이 걸렸습니다. MB가 아무리 햇볕정책을 계승하지 않으려 해도, 계승하지 않을수 없다는 것이지요. 다만, DJ 색을 지우려 노력하겠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햇볕정책은 더 빛나게 돼 있습니다. 빛은 어둠이 있어야 빛날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