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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평온

KAIST가 대학원생에게 수업료를 받기로 했다는 기사를 접했습니다. 한학기에 기성회비를 100만원선으로 정했다고 하네요. 한마디로 기가 막힙니다. 학생들에 대한 재정지원을 확대하지는 못할 망정 줄이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건 학생들을 유학가라도 등 떠미는 것과 똑같습니다.

무슨소리냐고요? 어지간한 외국대학들은 학비만 면제해주는게 아니라, 용돈까지 줘가며 학생 유치합니다. 아래는 미네소타대 경영대학에서 박사과정 학생에게 재정지원하는 내역입니다 .

Basic funding package

We guarantee 5 years of funding for students making good progress in the program.

  • Minimum 9-month stipend of $20,000 in the form of teaching and research assistantships and/or fellowships
  • Summer research fellowships of $5,000 available annually to those making good academic progress
  • Full tuition waiver
  • 95% paid health insurance and reduced rate health insurance for spouse and dependents
  • $1,200 - 1,500 annual research and teaching supplement
1년에 9개월 기준으로 장학금 2만불 + 학비 전액 면제
왜  9개월 기준이냐 하면, 남는 3개월에 별도로 지급할 여지를 만들어 주는 겁니다. 실제로 여름에 5천불을 추가로 지급한다고 돼 있습니다. (미국 대학들 교수들도 9개월로 계약해, 방학 3개월 중에는 하고 싶은 것 마음대로 할수 있습니다.)

미네소타 대학같은 명문에다, 돈많은 경영대학이니까, 많이 주는 거다 싶을 겁니다. KAIST보다 "랭킹"이 많이 떨어지는 루이지애나 주립대도 학비 전액면제는 기본이고, 연간 2만 4천불 지급합니다.

두 학교는 미국대학 중에서도 재정지원이 아주 좋은 편에 속합니다. 보통 이공계의 경우, 연간 2만불, 인문사회계의 경우, 연간 1만5천불정도 됩니다. 부부가 박사과정을 같은 학교에서 마치면서, 5년간 받은 돈 모아 집산 사람도 봤습니다.

물론 미국의 모든 대학 사정이 비슷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연구대학정도의 위상이면 박사과정 학생에게 "학비 전액 면제 + 장학금"은 기본입니다. 이중에는 KAIST보다 "랭킹"이 한참 떨어지는 학교들 많습니다.

KAIST가 학생들에게 학비를 부과하는 이유도 가관입니다. 마치 KAIST학생들이 나랏 돈 축내는 XXX처럼 몰아가고 있습니다.
이 같은 결정은 KAIST 대학원생들의 경우 국가 장학금이나 기업 프로젝트 장학금 등을 받아 전액 무료로 공부하다보니 원생들 사이에 `공짜 대학'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없지않고 사회에 적극 진출해 기여하지 않고 학교에 오래 남아있으려한다는 내부 판단에서다.
보통 박사과정 연한이 있고, 재정지원도 연한이 있습니다. 그거 적용하면 되는 겁니다. 미국대학의 경우, 재정지원 기간이 대개 3-5년 정도 됩니다.   

KAIST가 학비를 부과할수 밖에 없는 진짜 이유는 그 다음 문장에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정부의 예산 10% 절감 방침 등 정부지원 예산을 확보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대규모 연구프로젝트 수행 등을 위해서는 자체적인 재정 확충 필요성도 크기 때문이다.
정부가 예산을 10% 절감하면서, KAIST 예산도 함께 삭감된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정부예산 삭감돼 어쩔수 없다고 하면 될 것이었습니다.

물론, 경직된 예산 집행이란 비판은 면할수 없습니다. 정부예산은 10%삭감해도 교육예산은 10% 늘렸어야 했습니다.

그렇다면, 학생들이 "공짜"대학말고, 돈주는 외국대학으로 죄다 빠져 나가면 어떻게 될까요?

한국사회 "랭킹"좋아하지요. 서울대와 KAIST 세계 100위권 대학에 들어갔다고 좋아하지요. 앞으론 이런 순위 꿈도 꾸지 말아야 합니다. 연구는 교수 혼자 하는게 아니거든요. 다 석박사과정 학생들을 손발로 부려야 연구성과가 나오는 겁니다 .특히, 이공계는 더더욱 학생들 손발이 필요합니다. 학생들이 학교에 남아 있는게, 사회에 기여하지 않은게 아니란 겁니다.

여기다 이렇게 쓴다고 볼사람도 없고, 본다고 신경쓸사람도 없겠지만, 하도 답답해 글올립니다. KAIST같은 대학 서너개 더 만들어도 부족한 판에, 예산이나 삭감하고 있으니...

한국사회가 아직도 사람귀한 줄을 모르는 것 같습니다. 귀한 줄 알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일단 떠나는 겁니다. 더 많이 유학 떠나고, 공부마치고, 현지에서 자리잡고, 더 많이 이민떠나는 겁니다.

사람이 부족해야 사람 귀한 줄 알고, 대접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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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동감합니다.
    빨리 졸업하고 떠나는 수밖에 없네요. ㅠ

  2. 법학전문대학원, 의학전문대학원이 생기면서 결국 돈 있는 사람이 시험준비할 수 있고 종국까지 과정을 마칠 수 있지 않겠냐는 지적이 많았더랬죠. 이런 지적에 대해 저소득층에게는 장학금을 지급한다고 했는데 이 장학금이 외국의 장학금과 다르니 문제네요. 그리고 대통령께서 직접 등록금이 비싸면 장학금 타서 학교다니라는 말도 했다던데 뭘 바라겠습니까. 정말 운이 좋아 전액면제를 받더라도 생활은 어떻게 하며, 공부는 또 언제할까요.
    우리나라는 장학금이란 말 자체의 원래 뜻을 잘 살리지 못 하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서 장학금이라 하면 그냥 수업료 (일부)면제죠.

    •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최소한 교육에 관한한 누구나 동등한 기회를 제공받아야 합니다. 점점 돈있는 사람만 좋은 교육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가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