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은 생각의 한 형태
SocialBrain :
2008/07/13 10:20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라고 합니다. 생각하는 능력 덕에 여타 동물과 다른 독특한 영역을 구축할수 있었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느낌에 대해 그다지 좋은 "느낌"을 갖고 있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흔히 이성적 접근을 감성적 접근보다 "우월"한 것으로 여기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소설이나 영화에 고민하는 주인공에게 "사부"들이 늘 해주는 말이 "너의 마음을 따르라"는 것입니다. 영화를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 그런 대사를 넣은 측면도 있겠지만, "마음을 따르라"는 말이 사람들의 공감대를 구성하기 때문입니다.
21세기들어 비약적 발전을 이루는 분야중 하나가 인지과학입니다. 인지과학은 "인지"라는 말 그대로 사람이 자연, 사회, 사람, 그리고 자신에 대해 사람들이 어떻게 이해하는지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이전에는 주로 사람들의 "이성적 생각"에 대해서만 연구했습니다.
그런데, 사람의 생각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서, 이성적 생각이란 것이 사람의 감성에 영향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너무 뻔한 것 같지만, 뻔한 것을 연구하는게 가장 어렵습니다.) 조금 더 파고 들어가 보니, 사람의 행동이나 생각을 결정하는 근본적인 힘은 이성적 판단이 아니라 감성적인 반응일수 있다는데까지 도달했습니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간게, 감성이 인지작용의 한 형태라는 주장입니다.
캡그라스 증후군이란 신경질환을 보면, 감성과 인지의 관계를 알수 있습니다.
가족을 보면 그 얼굴을 알아봄과 동시에 그 얼굴에서 친밀감을 함께 느낍니다. 사람두뇌의 측두엽 (특히, Fusiform Face Area)은 얼굴을 알아보는 역할을 하고, 편도체(amygdala)를 통해 친밀감을 느낍니다. 정상적인 사람은 감정을 조절하는 편도체와 얼굴을 인식하는 측두엽이 긴밀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그런데, 캡그래스 증후군 환자는 편도체와 측두엽의 연결에 이상이 생긴 사람들입니다. 즉, 측두엽에서 얼굴을 인식해 "저 얼굴은 내 가족의 것이야"라고 하지만, 가족의 얼굴에 대해 편도체가 친밀함 느낌을 전달해 주지 못합니다. 얼굴은 가족인데, 친밀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때문에 캡그라스 증후군 환자들은 가족과 같은 친밀한 사람들을 사기꾼이라고 믿습니다. 사기꾼이 "진짜"를 대신해 가족행세한다고 믿는 것입니다. 실제로, 캡그라스 증후군 환자 중에는 "내 마누라 어쨌어"라며 자신의 부인을 공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감성이 인지작용으로서, 진실성을 판단하는데 핵심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입니다.
사실 이런 현상은 일상 생활에서 자주 접할수 있습니다. 말로는 "미안해"라고 해도, 말투나 행동이 말과 일치하지 않으면, 그 "미안하다"말에서 "미안하다"는 느낌이 전달되지 않습니다. 미안하다는 느낌이 없으면, 사람들은 그 사과에 진정성이 결여됐다고 믿습니다.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광우병 걸릴 확률이 적다고 "과학적"으로 주장해도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 찾을수 있습니다. 죽을 확률이 몇만분의 1이라는 주장에는 안전함이 느낌으로 전달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통조림은 고온 고압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그 안의 기생충은 먹어도 안전하다고 "논리"적으로 주장할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기생충이 들어간 통조립을 안전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수입쇠고기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수 있습니다.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여부는 신뢰문제인데, 한국정부나 미국정부가 신뢰를 쌓기보다 허물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한 예로, 정부가 협상 영문의 "verify"를 "검증"으로 해석하다, 추가협상문서에서만 "보증"으로 해석한 일이나, 한국측 추가협상 결과 발표 내용과 미국 농무부의 고시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은 신뢰구축에 치명적 손상을 가하는 것입니다.
말로는 "미안하다"고 하면서도, 말투나 행동은 따로 노는 것과 같은 상황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지난해 Cognition & Emotion에서 감성과 인지의 관계를 특집으로 다루면서 느낌과 생각은 별개의 것이 아니라는 다양한 논문들이 발표됐고, 이중 던컨과 배릿이 가장 급진적인 주장을 하면서 감성은 인지의 한 형태(Affect is a form of cognition)라고 했습니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페소아도 감정과 인지는 본질적으로 같은 것이라는 내용의 글을 네이처뉴로사이언스리뷰에 올초 발표했습니다.
흔히 이성적 접근을 감성적 접근보다 "우월"한 것으로 여기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소설이나 영화에 고민하는 주인공에게 "사부"들이 늘 해주는 말이 "너의 마음을 따르라"는 것입니다. 영화를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 그런 대사를 넣은 측면도 있겠지만, "마음을 따르라"는 말이 사람들의 공감대를 구성하기 때문입니다.
21세기들어 비약적 발전을 이루는 분야중 하나가 인지과학입니다. 인지과학은 "인지"라는 말 그대로 사람이 자연, 사회, 사람, 그리고 자신에 대해 사람들이 어떻게 이해하는지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이전에는 주로 사람들의 "이성적 생각"에 대해서만 연구했습니다.
그런데, 사람의 생각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서, 이성적 생각이란 것이 사람의 감성에 영향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너무 뻔한 것 같지만, 뻔한 것을 연구하는게 가장 어렵습니다.) 조금 더 파고 들어가 보니, 사람의 행동이나 생각을 결정하는 근본적인 힘은 이성적 판단이 아니라 감성적인 반응일수 있다는데까지 도달했습니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간게, 감성이 인지작용의 한 형태라는 주장입니다.
캡그라스 증후군이란 신경질환을 보면, 감성과 인지의 관계를 알수 있습니다.
가족을 보면 그 얼굴을 알아봄과 동시에 그 얼굴에서 친밀감을 함께 느낍니다. 사람두뇌의 측두엽 (특히, Fusiform Face Area)은 얼굴을 알아보는 역할을 하고, 편도체(amygdala)를 통해 친밀감을 느낍니다. 정상적인 사람은 감정을 조절하는 편도체와 얼굴을 인식하는 측두엽이 긴밀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그런데, 캡그래스 증후군 환자는 편도체와 측두엽의 연결에 이상이 생긴 사람들입니다. 즉, 측두엽에서 얼굴을 인식해 "저 얼굴은 내 가족의 것이야"라고 하지만, 가족의 얼굴에 대해 편도체가 친밀함 느낌을 전달해 주지 못합니다. 얼굴은 가족인데, 친밀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때문에 캡그라스 증후군 환자들은 가족과 같은 친밀한 사람들을 사기꾼이라고 믿습니다. 사기꾼이 "진짜"를 대신해 가족행세한다고 믿는 것입니다. 실제로, 캡그라스 증후군 환자 중에는 "내 마누라 어쨌어"라며 자신의 부인을 공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감성이 인지작용으로서, 진실성을 판단하는데 핵심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입니다.
사실 이런 현상은 일상 생활에서 자주 접할수 있습니다. 말로는 "미안해"라고 해도, 말투나 행동이 말과 일치하지 않으면, 그 "미안하다"말에서 "미안하다"는 느낌이 전달되지 않습니다. 미안하다는 느낌이 없으면, 사람들은 그 사과에 진정성이 결여됐다고 믿습니다.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광우병 걸릴 확률이 적다고 "과학적"으로 주장해도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 찾을수 있습니다. 죽을 확률이 몇만분의 1이라는 주장에는 안전함이 느낌으로 전달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통조림은 고온 고압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그 안의 기생충은 먹어도 안전하다고 "논리"적으로 주장할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기생충이 들어간 통조립을 안전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수입쇠고기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수 있습니다.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여부는 신뢰문제인데, 한국정부나 미국정부가 신뢰를 쌓기보다 허물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한 예로, 정부가 협상 영문의 "verify"를 "검증"으로 해석하다, 추가협상문서에서만 "보증"으로 해석한 일이나, 한국측 추가협상 결과 발표 내용과 미국 농무부의 고시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은 신뢰구축에 치명적 손상을 가하는 것입니다.
말로는 "미안하다"고 하면서도, 말투나 행동은 따로 노는 것과 같은 상황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지난해 Cognition & Emotion에서 감성과 인지의 관계를 특집으로 다루면서 느낌과 생각은 별개의 것이 아니라는 다양한 논문들이 발표됐고, 이중 던컨과 배릿이 가장 급진적인 주장을 하면서 감성은 인지의 한 형태(Affect is a form of cognition)라고 했습니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페소아도 감정과 인지는 본질적으로 같은 것이라는 내용의 글을 네이처뉴로사이언스리뷰에 올초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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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궁금해서 질문드립니다.
그럼 감성이 이성적인 생각보다 먼저라는 것인데,
마틴 셀리그만의 <학습된 낙관주의>라는 책에
'우리의 감정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에 따라 좌우된다.
<위험하다>고 생각하면 불안을 느끼고,
<내 권리가 침해받고 있다>고 생각하면 분노가 생긴다,
그리고 <내가 잃은 것들>을 생각하면 슬픔이 느껴진다'
는 말이 있는데요. 그러면 이 말은 틀린 건지.
그렇다면 인지치료라는 컨셉 자체가 기본적으로 단순하게 말하여
'비합리적 인지를 수정하여 우울증에서 이겨내도록 돕는다.'인데
그러면 이 인지과학 연구결과(감성이 이성보다 먼저다.)는 인지치료라는 것 전체가
틀렸다는 것을 입증하는 결과인 것일까요?
저도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으나, 생각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의견 달아주시면 많은 참고 될 거 같습니다.
제글의 요지는 감성과 인지가 서로 분리된게 아니란 것입니다. 감성적 사고가 주된 작용이라 하더라도, 이성적 사고로 감성적 사고를 조절할수 있습니다. 이런 것을 cognitive reappraisal이라고 합니다. 마부 (이성)가 말 (감성)을 부리는 것에 비유할수 있습니다.
잘 이해했습니다. 답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