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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평온

전쟁은 인간의 본성일지도 모릅니다. 오랜 인류의 역사를 통해 전쟁이 없던 적이 거의 없으니까요. 당장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 곳곳에서 전쟁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인간은 생존을 위해 공격적으로 진화했고, 그 공격성은 뇌에 뿌리깊게 각인됐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과학자들은 이에 반하는 의견을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디스커버리에서 "과학은 전쟁을 종식시킬 방법을 찾았나 Has science found a way to end all wars?"라는 기사에서 희망의 메시지를 상세하게 전했습니다.

요지는 간단합니다. 인간은 공격본능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에 못지 않게 득실을 계산하는 본능도 존재한다는 겁니다. 즉, 전쟁을 하는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전쟁을 하지 않을 수 있는게 인간의 본성이라는 것이지요. 전쟁비용이 전쟁소득보다 커지는 조건이 형성되면 인간을 전쟁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란 주장입니다.

과학자들은 이에 대한 증거로 바분원숭이 사례를 듭니다. 바분원숭이는 대단히 공격적인 종이라고 합니다. 인류보다 이해득실을 계산하는 능력이 떨어지면서, 공격본능을 훨씬 더한 바분 원숭이 사례는 전쟁은 피할 수 있는 것이란 사실을 주장하는데 아주 좋은 증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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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자인 로버트 사폴스키는 1978년 케냐로 연구여행을 떠납니다. 이곳에서 바분원숭이 집단간 식량을 둘러싼 원숭이들의 전쟁을 목격합니다. 자연스럽게 센놈들이 음식을 차지하고, 많이 먹었습니다. 그런데, 1980년 중반 힘센 원숭이들이 병에 걸려 죽었습니다. 결핵균에 감염된 고기 때문이었습니다.

역병이 가신 뒤, 바분원숭이 집단 내에는 여자 원숭이가 남자 원숭이보다 많아졌습니다. 살아남은 남자원숭이들도 덜 사나워졌습니다. 원숭이들끼리 충돌도 급격하게 줄었습니다. 심지어 남자 원숭이들끼기 서로 털을 다듬어주기까지 했습니다. (원숭이 사회에서 서로 털을 다듬어 주는 행동은 상대에게 호의를 배푸는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합니다.)

사폴스키는 바분원숭이 사례를 들어 "어느 누구든 전쟁은 피할 수 없는 인간의 본성이라는 주장한다면 이는 인류를 포함한 영장류에 대해 너무나도 알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이런 주장은 생리학과도 일맥상통합니다. 흔히 폭력성과 테스토스테론이란 홀몬을 연결짓습니다. 하지만, 테스토스테론 때문에 인간이 호전적이 아니라, 공격해야 할때 테스토스테론을 분비하는다는 겁니다. 실제로 테스토스테론의 양을 인위적으로 늘린다고해서 급격하게 폭력적으로 바뀌지 않는다고 합니다.  

인류사에서 전쟁이 끊이지 않았던 것은 환경적 요인이었지 생물학적 요인이 아니었다는 겁니다. 즉,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 병사들의 테스토테론이 왕성하게 분비되는 것이지, 남성들의 몸에 테스토테론이 넘쳐 공격성을 억제하기 못해 전쟁하는게 아니라는 것이지요.

영장류를 관찰하면 환경요인이 더 결정적이란 증거가 나옵니다. 인류와 가장 가까운 영장류가 보노보 원숭이입니다. (제가 전에 올린 글,  팩맨게임하는 원숭이에서 보노보원숭이는 사람이 배우는 것과 같은 식으로 사람의 언어를 배워 이해할 수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심지어 팩맨같은 컴퓨터 게임도 할줄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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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노보 원숭이는 침팬지보다 더 온순하고 평화로운 종입니다.

These traits are especially pronounced in the ape species Pan paniscus. More commonly known as bonobos, they are darker-skinned and more slender than common chimpanzees and have markedly different lifestyles. “No deadly warfare,” de Waal says, “little hunting, no male dominance, and enormous amounts of sex.”

보노보원숭이는 침팬지 서식지보다 먹을 것이 훨씬 더 풍부한 열대우림지역에서 산다고 합니다. 먹을게 풍부하니, 같은 종의 목숨을 빼앗는 전쟁은 없고, 사냥도 거의 하지 않고, 남자원숭이의 독재도 없습니다.

그리고, 섹스는 엄청나게 많이 한다고 합니다. (보노보 원숭이는 동물원에 전시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섹스를 너무 많이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사람과 너무나 닮은 점이 많기 때문에 섹스도 사람과 아주 비슷하게 한다고 합니다.)

과학자들은 보노보원숭이가 섹스를 통해 집단간 유대를 형성하면서 폭력을 줄이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람들도 종족간 결혼을 통해 연대를 형성하고 평화를 유지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 원리를 인류에 적용해 보면 우리 인류는 평화에 아주 가깝게 다가와 있습니다. 과학기술혁명으로 인류에게 먹고사는 문제는 어느정도 해결됐습니다. 너무 먹을게 많아 탈이 나는 사람도 있을 정도니까요. 게다가 세계화의 진행으로 전 세계가 서로 상호의존하게 됐습니다.

이제 전쟁을 하는게 손해가 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겁니다.

이라크전쟁은 이런 점에서 전쟁은 손해라는 아주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전쟁을 일으키면 전쟁 특수라는게 있었습니다. 무기를 만들어 내기 위해 공장을 돌려야 하고, 고용이 이뤄지기 때문에 경기가 살아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라크 전쟁을 수행하는 미국에는 전쟁특수는 커녕 나라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금융산업이 고도화하면서 돈이 서로 얽히고 얽히는 관계가 아주 정교해진 상황에서
수천조원의 돈이 전쟁터로 빨려 들어갈뿐 다시 돌아나오질 않으니, 비우량채권사태와 같은 신용위기가 불거지고, 굴지의 금융기관들 마저 흔들리는 상황이 연출되는 겁니다.

미국이 달러발행국이기 때문에 국가부도까지 가지 않겠지만, 이대로 가면 달러는 기축통화로서의 기능을 잃게 될수도 있습니다. (벌써 그런 조짐이죠.) 이렇게 되면 미국사람들이 남의 나라 돈 갖다 흥청망청 쓰던 호시절은 지나가는 겁니다.

이런 위기가 다 전쟁을 수행하는데서 오는 비용입니다. 이라크 전쟁을 통해 이라크지역의 석유자원을 유리하게 이용하고, 러시아를 압박할 수 있는 전략적 우위를 얻었지만, 이에 대해 미국이 치루는 비용은 금융위기입니다. 

(이런 점에서 9/11 테러는 대단히 성공적이라고 할수 있는데, 그 성공의 주역은 바로 부시행정부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즉, 부시행정부는 이적행위를 한거나 마찬가지라 할수 있습니다.)

부시행정부가 거짓정보를 토대로 일으킨 이라크전쟁의 대가는 미국만 치루는게 아닙니다. 지구촌이 함께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지구촌의 학습효과는 바로 전쟁비용일겁니다. 고도금융사회에서 대규모 전쟁을 일으키는 것은 그 이익보다 비용이 너무 커 심하면 체제붕괴로도 이어질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인류평화의 가장 큰 장애물은 무엇일까요?

두가지인데, 먹고살기 힘들어지는 것과, 분파주의가 심해지는 것입니다. 지구온난화가 심각한 문제가 되는 이유는 바로 식량자원의 고갈과 거주환경이 황폐화로 이어질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잉인구도 심각한 위협입니다.

분파주의도 위험한 현상입니다. 종교적 근본주의 (특히, 기독교와 회교 근본주의)가 인류평화에 가장 큰 위협이라 할수 있습니다. 남들을 내 방식대로 믿도록 만들겠다는 사람들만큼 폭력적이고 위험한 사람들이 없습니다. 인류에게 근본주의자 뿐 아니라 평화와 공존을 추구하는  종교인들이 있다는 건 다행입니다.  

"관용이 사라지는 순간 제국은 몰락했다"는 기사가 눈에 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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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4.5
사폴스키의 평화에 대한 또다른 글이 Greater Good 에 실려있습니다.
Peace among Prima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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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vantages 2008/03/20 01:07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1-1. '인류평화의 가장 큰 장애물'이라는 제약된 목적하에서는 일견 타당한 결론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개인의 인류의 존재목적이 무엇인지, 목적들간의 우선순위와 가중치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가 선행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1-2. '평화가 절대가치(다른 가치는 weight zero)'가 된다면 근본주의자들은 '절대악'이 되겠죠.

    2. 글을 읽고 댓글을 쓰다보니 이 말이 생각나네요.
    예수가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러 왔다"
    적어도 기독교의 근본은 '절대가치로서의 평화'가 아닌 건 분명한 것 같습니다. (물론 해석의 관점에 따라 달리 주장할 수 있겠지만.)

    • "전쟁은 절대악, 평화는 절대선"이라는 공식은 옳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제 글의 요지는 인류에게 전쟁하지 않고도 평화롭게 살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근본주의자들이 방해가 될수 있다는 것이지요.

      제 기준으로는 기독교 근본주의자와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은 본질적으로 같은 집단입니다. 기독교가 싸워야 할 대상은 이슬람교가 아니라, 기독교 안의 근본주의자들이고, 이슬람교도의 적은 이슬람교 내의 근본주의자들입니다.

    • advantages 2008/03/20 06:36  수정/삭제 댓글주소

      평화가 상호이해(mutual-understanding)에 의해서도 가능할지 모르지만, 상호이해(mutual-interest)에 의해서도 가능하다는 주장도 있다 혹은 이것이 더 설득력이 있다라는 결론으로 이해했습니다.
      또한, 근본주의자들의 가치체계에서는 mutual-interest의 균형점이 극단적일것(한쪽 힘의 완전한 우위로서의 평화)이므로 평화에 걸림돌이 될거라는 결론으로 이해하고 있구요.
      (사실 이것도 많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가령, 상호가치를 인정하는 interior equilibrium solution으로서의 평화보다는 하나의 가치가 받아들여지는 extreme case가 역사적으로 더 많았다고 주장되어 질 여지가 충분히 있고.
      더구나 어느 균형이 더 robust한지는 그리 쉬운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암튼...
      저도 mu님이 평화지상주의자라고 생각해서 그랬다기 보다는 그렇게 해석될 소지가 있는 결론이라 생각해서 적어봤습니다.
      제 (댓)글의 요지는 평화가 절대가치가 아니라면, 근본주의자들의 존재의의가 zero가 될 필연적 이유는 없겠다는 거 였습니다.

      언제나 흥미로운 글들 감사합니다.

  2. 메이팅 마인드 2008/03/20 16:19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제프리 뮐러 저작도 보신듯하네요

    남자들이 갖고 싶어하는 귀한것, 자동차, 집, 황금

    이런것들을 어디에 쓸까요.

    맘에드는 female 을 유혹하는데 쓴다는 거죠.

    제한된 부와 , female 을 차지하기 위해 벌이는

    남자들의 경쟁과 전쟁

    너무 확대 해석했을까요? 경쟁에서 처진 , 그리고 여학생이 별

    로 없는 고등학교 가 떠오르네요

  3. 전쟁은 소수 인간의 과욕이 부른 결과요, 곧 재앙이기도 합니다.
    관련하여 보도작가의 전쟁 사진들을 글 엮어 소개하겠습니다.

    잘 지내시죠?
    다양한 글들이 많아 시간을 두고 섭렵해야 할 듯 합니다.^^
    벌써 한 주의 중간입니다. 좋은 하루되시길 바랍니다~~

    • 호모사피엔스가 한단계 업그레이드 한다면, "과욕"을 다룰 수 있는 능력을 터득하는게 아닐까 합니다.
      초하님도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