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사는 어렵습니다. 읽기보다 쓰기가 더 어렵습니다. 복잡한 내용을 핵심만 전달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과장과 왜곡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어렵기 때문에 과학전문지가 고유의 영역을 차지하는 것이겠죠.
그런데, 파퓰러사이언스가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외계생명체가 지구 생명 탄생의 기원일지도 모른다는 주장에 대한 내용입니다.
"어느날 갑자기 생명체가 탄생한 것으로 밖에는 설명되지 못하는 진화론의 태생적 의문을 풀어줄 수" 있다고 주장하는 리토판스퍼미아(lithopanspermia) 가설에 대한 기사입니다. "한 행성의 생명은 이미 생명체가 존재하는 또다른 행성으로부터 전파된 것이라는 것이 이 가설의 핵심"이랍니다.
아무리 기자가 전문가는 아니라 하더라도 이건 좀 지나쳐도 너무 한 것 같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생명체가 탄생했다"는게 진화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어떻게 과학전문지의 기자가 됐는지 궁금합니다. 미국과학자들만 자국국민들의 과학수준을 걱정해야 하는줄 알았는데, 한국과학자들도 걱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관련글: 미국과학자들의 고뇌)
(아 물론, 한국에선 기자 수준보다 국민 수준이 더 높은 편이죠. ^^;;;, 그리고, 기자 한명이 과학기자 전반의 수준을 반영하는 것도 아니고요. 그러나, 이 기사를 걸러내지 못한 파퓰러사이언스는 그 수준을 의심받아 마땅합니다.)
리토판스퍼미아(lithopanspermia) 가설이란게 진화론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된 것 같지도 않습니다. 지구라는 공간에서의 생명체 출현에 대한 가설이지요. 한 행성의 생명이 다른 행성에서 전파된 것이라면, 최초의 생명은 어느 행성에서건 진화되었어야 하니까요.
게다가 가설을 입증한다는 실험도 실패했군요.
이 기사를 받아본 편집기자도 꽤나 황당했던 것 같습니다. 기사 제목을 "외계 생명체가 지구 생명 탄생의 기원?"이라며 물음표를 달아놨으니까요. 편집기자의 위트가 그나마 파퓰러사이언스 체면을 조금이나마 살려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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