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사관고등학교가 한국 교육에 주는 교훈
아는 즐거움/교육 :
2007/09/02 16:36
세상엔 훌륭한 사람들 적지 않은데, 최명재 민족사관학교 이사장도 그런 사람중 하나다.
그는 혁신가다. 저온살균유를 도입해, 우유시장의 판을 흔들어 놓았고, 소비자들은 "고급" 우유를 맛볼수 있었다.
그가 이룬 가장 큰 혁신은 아마도 교육이 아닐까. 그가 시작한 민족사관고등학교는 이제 한국형 영재교육의 전범이 됐다. 조선일보가 오랫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최명재 이사장을 찾았다. (기사: 7년 만에 언론에 모습 드러낸 민사고 설립자 최명재).
그가 한 말중 인상적인 부분을 소개하면:
―처음 민족사관학교를 세울 때, ‘미친 짓’이라는 소리도 들었지요.
“처음에는 사람들이 이해를 못 했죠. 우유 팔아서 돈 좀 벌게 되니 뭐 다른 일이 없을까, 기왕이면 ‘한번 세상에 나와 짧은 평생 살다 가는데 가장 보람 있는 일이 무엇일까’라고 생각했지요. 내가 영국의 이튼스쿨을 방문해보고(1970년대), 교육 투자가 가장 많이 남는다, 제대로 된 지도자를 키우면 모든 게 남는 장사라는 걸 알았지요. 장사꾼이 돈을 벌면 소득이 가장 많이 나는 곳에 투자를 해야지요. 민사고를 설립할 때, 누가 뭐라도 나는 자신이 있었죠. 한해 한해 졸업생들이 훌륭하게 배출되니, 세상에서 우리 민사고를 보는 눈이 달라졌지요. 갈수록 더 뛰어난 학생들이 들어와요.”
“두고 보라. 우리 학교 출신들이 훌륭한 대학에 들어가고, 인격적으로도 뛰어나는 사실이 확인될 때 이와 같은 학교가 우후죽순으로 세워질 것이다. 파스퇴르유업이 할 수 있는 일이면 똑같은 사업을 할 수 있는 기업이 우리나라에 5000개는 된다. 그 중에서 100분의 1만 동참하더라도 나라 안에 50개의 새로운 학교가 세워지지 않을까”라고.
“좀 선동적인 얘기로 들리겠지만, 사학(私學)이라는 것은 재단에서 학교의 운영비를 대는 것인데 거꾸로 학생들로부터 거둔 돈으로 재단을 살찌우고, 재단은 그 돈으로 다른 사업을 하거나 부동산에 투자합니다. 세상에 이렇게 거꾸로 된 나라가 어디 있어요. 그러니 학문은 상품화되고, 학문이 상품이니까 수요자인 학생은 싸게 사려고 하고 공급자인 재단은 비싸게 팔려고 할 것이니 싸다 비싸다 시비가 일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한국 교육의 난맥상은 교육부와 사학에 책임이 적지 않게 있다. 평준화 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사학의 발목을 잡으면서, 비정상적인 특혜를 제공하고 있다. 국가에서 지급하는 보조금을 받는대신, 학생선발 및 교과과정은 교육부의 지시에 얽매어야 한다. 공립도 아니고 사학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를 유지하게 만든 것이 현재 한국의 평준화 정책이다.
이게 우리나라의 사학이고, 많은 문제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다’고 받아들입니다. 어쩔 수 없기는 뭐가 어쩔 수 없어요. 잘못된 것이 있다면 고쳐야지요. 이것이 우리나라 사학의 일반적인 형태라면 내가 지금부터 하려는 사학은 지금까지의 그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이 될 겁니다.”
한국의 사학들은 학생선발 걱정을 하지 않는다. 국가가 학생을 할당해 주기 때문이다. 이러니 도덕군자가 아닌 이상, 어느 사학재단에서 학교에 투자하겠는가? 학교 자산만 유지하면, 국가에서 보조금 지급해주고, 학생 할당해 주는데 말이다.
사학의 자율을 제한하고, 보조금 제공하는 현 교육 구조는 전반적인 교육투자의 질 저하와도 관계있다. 쓸수 있는 자원은 한정돼 있는데, 이를 조금씩 나눠쓰고 있기 때문이다.
평준화 정책을 시행하려면, 사학으로부터 학교자산을 완전하게 인수받아 공립으로 운영하거나, 사학은 사학답게 자율성을 부여하고, 국가의 간섭을 최소화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관련글: 학생 선발 평준화"는 진정한 평준화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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